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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와 경쟁에 지친시대, 무엇이 중한가를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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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와 경쟁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오만과 성과 중심 문화 속에서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본다.


오만과 경쟁심이 팽배한 사회에서 ‘무엇이 중한가’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이겼는가, 졌는가”로 사람과 삶을 판단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성과는 숫자로 환산되고, 비교는 숨 쉬듯 자연스러워졌으며, 겸손은 미덕이 아니라 전략처럼 취급된다. 남보다 앞서야 안심이 되고, 뒤처질까 두려워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질문을 잃어간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달리고 있는가라는 질문 말이다.

오만과 과도한 경쟁심은 개인의 성향이기 이전에 사회가 만들어낸 가치관의 결과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평가받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순위와 등급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법을 배운다. 그 과정에서 ‘잘함’은 곧 ‘남보다 나음’이 되고, 나의 가치는 상대를 이겼는지 여부로 결정된다. 이 구조 안에서 타인의 성공은 축하의 대상이기보다 위협이 되고, 인정은 손해처럼 느껴진다. 결국 사람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고, 관계는 경쟁의 또 다른 장이 된다.

이러한 가치관이 가장 먼저 무너뜨리는 것은 존엄의 감각이다. 사람을 성과로만 바라보는 사회에서는 실패한 사람의 자리가 없다. 잠시 멈춘 이, 속도가 느린 이, 다른 길을 택한 이는 곧 무능하거나 뒤처진 존재로 분류된다. 그러나 삶은 직선이 아니고, 성장의 속도는 각기 다르다. 이 단순한 사실을 잊을 때 사회는 잔인해진다. 약함을 견디지 못하고, 여백을 허락하지 않으며, 결국 누구도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 된다.

오만이 팽배한 사회에서 진정 사라지는 가치는 ‘배움’이다.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순간, 타인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경쟁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인정하지 않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자신을 방어한다. 그러나 성장은 언제나 부족함을 자각하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길 수 있는 마음, 나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약함이 아니라 깊이다. 이 깊이가 사라질 때 사회는 빠를 수는 있어도 성숙해지지는 못한다.

또 하나 잃어버리는 것은 신뢰다. 모두가 이기려는 사회에서 진심은 의심받고, 호의는 계산된다. 누군가의 친절 뒤에 숨은 의도를 먼저 추측하는 습관은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운다. 신뢰가 무너진 사회는 비용이 커지고, 마음은 더욱 피로해진다. 결국 경쟁은 효율을 높이는 대신, 인간관계를 소모품으로 만들며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그렇다면 이 사회에서 정말 중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얼마나 앞섰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태도다. 타인을 딛고 올라서지 않고도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는 용기, 비교 대신 성찰을 선택하는 힘, 승리보다 존중을 우선하는 가치관이야말로 오래가는 기준이다. 이는 이상적인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실제로 삶을 지탱하는 것은 이런 보이지 않는 기준들이다. 경쟁에서 이긴 순간의 기쁨은 짧지만, 신뢰와 존중에서 오는 안정감은 오래 남는다.

무엇이 중한가를 묻는 일은 곧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묻는 일이다. 끝없이 이기려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함께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인가. 오만은 순간의 우월감을 주지만, 관계와 삶의 깊이를 앗아간다. 반대로 겸손은 당장의 박수를 주지 않을지라도, 사람을 남기고 길을 남긴다. 이 선택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일상의 말투와 태도, 타인을 대하는 시선 속에서 매일 반복된다.

오만과 경쟁심이 팽배한 사회일수록, ‘무엇이 중한가’라는 질문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 질문을 붙들고 사는 사람은 속도에 휩쓸리지 않는다. 비교의 소음 속에서도 자신의 기준을 잃지 않고, 타인의 빛을 위협이 아닌 배움으로 바라본다. 결국 사회를 바꾸는 것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이런 작은 가치 선택들의 축적이다. 무엇이 중한가를 잊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사회는 조금 느려질지라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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